저번 편의 연구동을 지나면 그라닌을 만나 소련의 거대 병기, 샤고호드에 대해 듣게 된다(정확하지는 않다). 그라닌은 자신의 최대 작품인 메탈기어의 연구가, 소코로프가 만든 샤고호드에 밀린 것에 반감을 갖고 주인공을 돕는다. 이후 게임을 진행하면 개미핥기 ‘더 피어’와 만나 싸우게 된다. 혀가 길어서 개미핥기라고 표현했지만 패턴은 나무를 타고 다니는 원숭이에 가까운데, 열감지 센서를 사용하면 노멀 난이도에서 어렵지 않게 클리어할 수 있다.

https://youtu.be/-02LWTlkJL8?t=1320

    보면 알겠지만 보스들이 자의식 과잉이라 자기 이름을 외치는 걸 되게 좋아한다. 아무튼 더 피어를 잡고 적당히 다니다 보면 코브라 부대의 저격수 할아버지 ‘디 엔드’도 만나는데, 원래는 스코프가 빛에 반사되는 것을 추적하여 맵을 한참 뒤지면서 찾아야 한다. 심지어 일정 시간이 지나서 디 엔드의 스태미나가 까이면 숲의 정령의 힘을 빌어서(…) 스태미나를 회복하는 놈이다. 그래서 저격만으로 잡는 것이 꽤 까다로웠기 때문에, 그냥 위키에서 공략을 보고 해결했다. 혹시 모르니 글로는 적지 않겠다. 빛 반사로 깨는 건 얼마나 오래 걸리는 일일지 상상도 가지 않는다.

https://youtu.be/iF9byEML_2A?t=103

    하여튼 그렇게 디 엔드를 깨고 나면… 전설의 사다리 구간이 나오게 된다. 

https://youtu.be/4XPyEYx_jas?t=396

    엄청 긴 사다리를 타면 중간에 갑자기 ’스네이크 이터’ 노래가 나온다. 노래가 좋아서 아직도 심심할 때마다 듣는다. 이 부분은 꽤 밈이 되어서, 사다리를 타는 구간이 나왔다 하면 스네이크 이터 노래가 틀어지는 영상도 심심찮게 나온다(그런데 난 사실 메기솔3를 하고 나서야 보이더라). 돌이켜보면 이 부분은 아직 게임의 중반 정도밖에 아닌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노래를 넣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냥 긴 사다리를 마냥 타고 있기 심심해서 넣었을까? 다른 이유는 떠오르지 않는다. 직후의 스테이지는 헬기도 나오고 경비를 서는 군인의 수도 늘어서 꽤 올라가기 까다로웠던 구간이었다. 아마 이때부터 CQC를 제대로 쓰기 시작했던 거 같다.

    이후 스토리를 진행하면 만나는 마지막 코브라 부대의 보스는 불나방, ‘더 퓨리’다.

https://youtu.be/tY1ysXXjlBc?t=1026

    불방구를 바락바락 끼며 싸우는데, 실제로는 보스 중에서 제일 만만한 친구였다. 아니면 게임에 완전하게 적응을 한 걸까? 그렇다고 전투가 재미없었다는 건 아니고. 재밌는 보스였다.

   더 퓨리까지 잡고 나서 또 기지 같은 곳으로 들어가게 된다. 라이코프라는 소령을 찾아 옷을 뺏고 변장을 해서 들어가야 하는데, 이 부분은 꽤 어렵게 느껴졌었다. 까먹고 말을 안 했지만 스네이크의 임무는 소코로프의 구출, 샤고호드의 파괴, 그리고 ’더 보스’의 말살이다. 이 중 소코로프를 찾아 구출하기 위해 라이코프 소령의 옷을 강탈하여 기지 깊숙한 내부로 잠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결국 발각되어, 볼긴 소령에게 붙잡히게 된다.

https://youtu.be/ltpQ_OHEtkY -> (후방주의)

    글을 쓰는 추세로 보아 다음 편에서 끝날 것 같기도 하고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일단 나머지 부분은 또 나중에 쓰기로 하자. 

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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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지마 히데오가 감독을 맡은 ’메탈기어 솔리드 3: 스네이크 이터’는 2004년작이다. 메탈기어 시리즈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관심이 없다가, 직장 동기들과 담소를 나누던 중 플스로 메탈기어를 했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찾아보게 되었다. 엄청 긴 사다리를 타는 부분이 기억 나느냐, 반사된 빛을 쫓아 공격해야 하는 미션도 있었는데, 특정한 옷을 입고 찾아가면 NPC가 문을 안 열어주는 것도 있었어, 이런 이야기들이었다. 마침 나는 플스2를 사느냐 마느냐로 고민을 하고 있었고, 그러던 중 동기끼리 그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진심으로 게임을 해보고 싶어져서 그 날 바로 중고 플스를 구했던 기억이 난다.

    한국어 정발된 메탈기어 솔리드 3도 중고로 구해서 게임을 돌렸을 때는, 이게 게임인지 영화인지 분간이 안 갔다. 당시 기준으로 그래픽이 뛰어나기도 했지만 그런 뜻은 아니고,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이 정말 무지하게 길었던 것이다. 코지마 히데오가다 원래 영화를 보는 느낌이 들게끔 게임을 만드는 감독이라는 건 ‘데스 스트랜딩’을 하고 나서야 알았다. 아무래도 이전에 관심이 없던 프랜차이즈라 앞부분 영상이 긴 것은 지루한 느낌을 더 많이 받았고, 게임을 시작하고 3분만에 나무를 타지 못해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이걸 어떻게 지나가는지 동기들한테 묻고 인터넷을 뒤지고 나서야 겨우 나무 타는 법을 알아냈다. (상호작용 버튼이 세모인가로 기억한다)

    하여간 초반부는 사실 재미를 느꼈다기보다는 지루한 부분의 연속이었다. 잠입 액션 게임을 많이 안 했던 탓도 있고, 패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탓도 있고, 무엇보다 일본 게임 특유의 이상한 감성과 손발이 오그라드는 대사가 게임을 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작중에는 오셀롯이라는 소련 장교가 등장하는데, 오셀롯이 산고양이라면서 갑자기 주인공 앞에 나타나선 산고양이 울음소리를 내는 것이다??? 이후 이어지는 겉멋 든 아저씨들의 총돌리기 묘기를 보고 나서는.. 꽤 진지하게 그만할까 하는 생각도 했던 것 같다. 

https://youtu.be/JFmnbKSiNRA?t=1561   

    게임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처음 이 놈을 보면 도대체 뭔가 싶다. 보스전에 들어갔을 때, 이 건방진 인간한테 도저히 지고 싶지가 않아서 30분을 숨었다 말았다 와리가리를 하면서 결국 안 죽고 깼다. 이 전투 후에 동굴에 떨어지고 났을 때까지만 해도 진짜 잠깐만 더 해보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진행을 했고, 그러다 만난 두 번째 보스가 바로 '더 페인'. 벌 능력자다.

https://youtu.be/32QfU8giovc?t=2100

    그렇다. 이 게임은 현실적인 스파이 액션인 척하면서 실제로는 입에서 벌을 쏘는 보스, 배트맨에 나오는 파이어플라이같은 놈, 나무를 타고 다니는 개미핥기 인간랑 주먹에서 전기가 나가는 초능력자 놈들이 나온다. 솔직히 '더 페인'이 무슨 무술 동작 같은 걸 할 때만 해도 병맛 같은 분위기에 집중이 잘 안 됐지만, 여기서의 보스 전투는 솔직히 말하면 꽤 재밌었다. 아마 이 지점이 메탈기어 솔리드를 하면서 처음 재미를 느낀 지점이 아닐까. 보스 전투 음악은 신났고, 직접 다가갈 수 없어서 벌을 쫓아내야 할 때 폭탄을 던지는 공략은 재밌었다. 여기서 꼭 R1을 눌러 조준을 직접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 총을 쏘는 게 한층 더 쉽게 느껴졌다.

    다음부터는 어떤 아이템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상황에 맞게 골라쓸 수 있는 아이템이 여럿 있었지만, 나는 거의 마취총이랑 총, 폭탄, 열감지기 같은 초보적인 아이템만 썼다. 난이도가 높지 않아서 발각당해도 거의 그냥 쏴죽이고 지나갔는데, 후반부부터는 상대 인원이 너무 많아서 잠입에 훨씬 더 신경을 쓰게 됐다. 이때부턴 실제로 잠입도 재미가 있었다. 변장으로 눈앞에서 경비를 피하는 지능적인 플레이까지 흥미롭게 다가왔다.

https://youtu.be/ZUgVLuWJtMI?t=3172

    글이 많이 길어지고 있다. 나머지 부분은 다음 글에서 정리하는 걸로. 

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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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부터 게임을 무척 좋아하던 나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을 처음으로 해봤던 건 중학생 3학년 때다. 관심이 없어서 그랬던 건 아니고, 그 때 사기엔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새벽에 게임을 소개해주는 TV 방송을 볼 때면, 재밌어보인다 싶은 게임은 모두 플스 같은 콘솔로만 나오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특히 괴혼은 많이 해보고 싶었던 기억이 난다.

    플스2 기계를 갖고 있는 친구 집에 놀러가서 패드 4개를 꽂아놓고 온갖 방식으로 놀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망했지만 그 시절엔 참 재밌게 보던 블리치를 기반으로 만든 난투 게임이었다. 첨부한 영상은 2인데, 1부터 시작했지만 2가 여러 방면에서 발전한 게임이다.

https://youtu.be/EVXdOUvubJk

    게임 이야기를 하자면, 아이젠 같은 사기 캐릭터부터 콘 같은 노답 캐릭터까지 다양하게 있어 난투를 즐기는 맛이 참 좋았다. 만화에서 따온 맵이 대부분이고 스테이지의 특성도 잘 살아있는 편이었는데, ‘소울 소사이어티’ 편에서 사신계와 인간계 사이를 지나갈 때 나오는 덩치 큰 애벌레 같은 것이 잘 구현되어 있어서 그런 걸로 친구를 낙사시킬 때마다 참 많이 웃었다. 모이면 5-7명은 항상 만났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즐길 게임이 필요했는데, 4명까지 한 번에 게임할 수 있었으니 패드를 돌려가면서 열심히 하고 놀았다. 개인전도 즐기고, 팀전도 즐기고, 나중에는 한 명을 집어서 목숨을 4개, 다른 3명 팀에는 목숨을 주지 않고, 다구리를 하는 모드를 우리끼리 만들어 놀았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친구가 플레이스테이션을 팔았을 때는 참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직장인이 되어 경제적인 여유가 생기고 나서는 콘솔을 사기 시작했다. AVGN 유튜브 영상을 보고 콘솔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내심 부러웠던 것이다. 생애 처음으로 내 돈을 주고 산 콘솔은 스파이더맨 게임으로 기대를 한껏 부풀려준 플레이스테이션4다. 그 다음부터는 끌리는 콘솔이 있으면 집으로 들여왔기에, 지금은 이것저것 집에 가지고 있게 되었다. 그 중엔 플레이스테이션2도 있는데, 이 이야기는 글을 보다 정리한 후에 올리려고 한다.

rbfwmqwntm@naver.com

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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