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 끊기.

"불사 끊기" 엔딩을 보고 작성.

DARK SOULS 시리즈를 먼저 다 깬 다음에야 세키로를 하게 될 줄 알았는데,
형이 세키로를 좋아해서 따라서 하게 되었다.
같이 얘기할 수 있는 게임이 생기는 게 더 재밌으니깐.

두 게임은 모두 FROM SOFTWARE에서 나온 게임이지만 전투 측면에서의 플레이 스타일은 많이 다르다.
(이는 STEAM 평가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다)
DARK SOULS는 전투가 묵직하고 행동의 딜레이가 크기 때문에 플레이가 아주 방어적이고 게릴라스럽다.
스태미너가 있기 때문에 방어의 효율이 타 게임에 비해 좋지 않아서 대방패가 아닌 한,
심지어는 대방패를 끼더라도 피할 수 없는 공격만 막고 최대한 치고 빠지는 게릴라 전투가 요구된다.
반면 세키로의 전투는 DARK SOULS에 비해서는 대단히 빠르다. 일단 스태미너가 없다.
달리기가 무한하고 빠른 데다가 가드의 성능도 좋고, 무엇보다 패링이 테마라고 해도 될 만큼 중요하다.
세키로의 전투가 치고 빠지는 게릴라 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일대다 전투가 아닌 보스전이라면
체력을 깎느니 체간을 깎고 인살하는 게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에 이롭다.

이 게임은 DARK SOULS와 닮은 부분도 참 많다.
세키로의 무대인 아시나는 몰락하는 나라이며, 이는 DARK SOULS에서 보여준 세기말의 세계를 느끼게 한다.
DARK SOULS의 화톳불과 세키로의 귀불은 두말 할 것이 없다.
불친절한 길찾기, 악독하지만 불합리하지 않은 도전 정신을 불태우는 난이도, 로딩 화면, 승리의 성취감까지,
이 게임은 그냥 FROM SOFTWARE에서 나왔다는 것을 대번에 알 만큼 비슷하다.
그러나 패링 시스템을 메인으로 잡아 전투의 손맛과 긴장감이 전작과는 다른 방식으로 대단하고,
스태미너를 없애고 보다 많은 지형을 움직일 수 있게 함으로써 자유로움이 느껴진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캐릭터가 움직인다는 것은 정말로 큰 몰입감을 선사한다.
그런 점에서 세키로는 
DARK SOULS에 있었던 단점은 개선하고 장점은 살린 작품이라 생각한다.

세키로와 DARK SOULS의 큰 차이점 중의 하나는, 세키로 쪽이 입문자에 대해 훨씬 관대하다는 것이다.
튜토리얼이 명확한 것도, 게임 진행을 위한 단서를 더 많이 제공한다는 것도 있지만
내 생각엔 회생의 힘이 입문자를 가장 배려하는 시스템인 것 같다.
필드에서 한 번 죽었다면 도망치고 귀불에서 회복하면 그만이고,
보스한테 죽어도 한 번은 무조건 살려준다는 게 얼마나 큰 메리트인가?
심지어 죽었다 깨어나도 모든 소울을 잃어버리는 게 아니라 경험치 절반과 돈 절반이 날아가며
그마저도 일정 확률로 명조의 도움을 받아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DARK SOULS은 죽으면 부활 따위 없이 번 돈 몽땅 다 날아간다. 그건 정말 화난다.
또, 귀불이 대부분의 보스전 앞에 비치된 것도 너무 좋았다.
DARK SOULS을 할 때는 보스 방 앞에서 게임을 저장하고 부르는 일을 정말 수십번씩 했었다.
그건 게임을 재밌게 하는 요소가 아니라 그냥 짜증을 유발하는 요소다. 록맨 빡침 같은 거다.
진심으로, 세키로의 귀불 배치는 모든 FROM SOFTWARE의 게임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편, 은근히 카메라에 대한 지적이 STEAM 평가에 나오는 편인데 나는 이해가 되질 않았다.
오히려 게임을 하면서 게임 개발자 지망생이었던 나는 DARK SOULS와 세키로를 하면서
"아 카메라는 이렇게 만들어야 하는구나"라고 느꼈을 정도였는데.
아니면 DARK SOULS 이전 가장 최근에 한 3D 게임이 Sonic Adventure 2여서 그럴까.
그것도 아니면 PC로 게임을 즐길 때와, 나처럼 패드로 게임을 즐길 때 차이가 큰 걸지도?

최종보스를 잡는 것은 심장이 뛰는, 너무나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이제 나머지 엔딩을 위해 2주차를 시작했다. 재밌는 게임을 하게 되어 즐겁다.

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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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을 계승한 자.

"불꽃을 계승한 자" 엔딩을 보고 작성.

 

이전까지 DARK SOULS라는 게임은 손이 안 가서 하지 않았는데,
얼마 전 DARK SOULS III를 시작하면서,
무려 튜토리얼 보스를 잡으면서 굉장한 성취감을 느낀 적이 있다.
그 전엔 SEKIRO: SHADOWS DIE TWICE를 잠깐 즐기고 있었고.

 

이후 소닉을 포함해서 하던 게임을 다 제치고 DARK SOULS III를 즐기다,
Steam cloud에서 세이브 데이터가 연동되지 않는 문제가 있어
그냥 하던 게임을 두고 1편인 DARK SOULS: REMASTERED를 새로 시작!

 

이 게임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은 바로 레벨 디자인이다.
DARK SOULS의 레벨 디자인이 기가 막히게 되어있다는 것은 게이머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다.
이길듯 말듯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전투는 단순하고 묵직한데도 재미가 대단했고,
보스는 대단히 압도적이지만 언제나 공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보이는, 정말... 감탄이 나온다.

 

한편으론 판타지 중세 세계를 정말 잘 표현한 비주얼 덕분에도 게임에 진심으로 몰입할 수 있었다.
이 게임은 전투가 재미있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를 탐험하는 것도 아주 흥미롭다.
맵 자체의 생김새, 맵에 어울리는 함정과 적, 내가 모르는 세상에 살고 있는 캐릭터들까지.
갔던 곳을 또 갔을 때 무엇이 변해있는지를 보는 것도 참 재밌었다.
아노르 론도에 도착했을 때의 광경은 너무 멋져서 스크린샷을 찍었을 정도.

 

내가 앞으로 게임을 개발하게 된다면 이 게임의 영향을 정말 크게 받을 것 같다.
앞으로도 즐길 게임이 두 개나 더 남았다는 것이 기쁘다.

 

아직 깨지 않은 II, III, 세키로와 앞으로 나올 ELDEN RING까지.
좋은 프랜차이즈의 팬이 된 것이 기쁘다.

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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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본디 소닉에 큰 애정이 있는 사람은 아니었다.

어렸을 때 소닉에 관한 기억이라면 테일즈를 즐겨 했었다는 것,

SBS에서 방영하던 고슴도치 소닉 비디오 테이프를 즐겨 봤었다는 것,

그나마 요새의 기억이래도 Sonic.exe라는 낚시성 파일이 있어서 여러 사람이 혐짤 테러를 당했다는 것 정도다.

 

심지어 Steam 할인 기간에 이 게임을 사서는 그 때의 추억을 느껴볼까 하고 플레이했는데,

그 전까지 슈퍼 마리오를 하고 있던 나는 이것도 같은 게임인 줄 알고 시작을 했지만

휙휙 넘어가는 빠른 속도를 보고 신이 났다기보다는 봐야 될 부분을 성의없이 넘어가는 느낌이 들었고,

보스 공격 규칙을 파악하지도 못해서 도대체 이게 뭐하는 게임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와 맞지 않는 게임이고 추억 보정이었구나 하고 접은 적도 있다.

 

그러다 소닉의 영화화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짐 캐리의 복귀작이면서, SEGA에서 제일 유명한 마스코트 캐릭터이면서

이렇게까지 망가진 모습을 보게 된 것은 황당하고 어이없기도 하면서도,

팬이 아닌 나에게는 팝콘 먹기 좋은 불판이었다.

소닉에 관한 밈이 나왔고, 밈이 나왔고, 밈이 끝없이 나왔다.

피카츄의 디자인이 처음 나왔을 때 털이 많다고 마음에 들지 않다는 분위기가 약간 있었지만,

소닉의 트레일러가 발매되고 나서 피카츄 디자인은 완전히 재평가되어 끝없는 칭찬이 나오는 정도였다.

소닉 포시즈가 망했다는 이야기도 듣고 팀 소닉 레이싱도 이상하다는 평가를 봐서,

이때까지만 해도 소닉에 대해서는 그냥 안타깝다 정도의 마음만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Ristar the shooting star에 관한 영상을 만들던 도중에

소닉에 관한 이야기를 위키를 통해 보게 되었다.

Ristar가 소닉의 디자인을 논의하던 도중에 탄생한 것이었다는 사실과,

원래 소닉의 게임 디자인이 어떤 것이었나에 대한 글이었다.

 

소닉의 아버지로 불리는 디렉터 나카 유지는 소닉이라는 게임을 개발할 때
자신이 마리오를 플레이했던 경험이 강하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속도감이 덜한 데다 전속력으로 달리기 위해 항상 B버튼을 누르고 있어야 하는데,

나카 유지에게는 여기서 다소의 짜증을 느꼈다고 한다.

그 결과 나카 유지는 적어도 마리오보다 3배 빠르고, 원버튼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게임 플레이를 추구하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소닉이라는 게임이 하나의 버튼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식의 게임이라는 것,

상대를 공격하기 위해 그냥 점프만 하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내용을 알고 게임을 진행해보니 어떻게 상대를 때려야 먹히는지가 이해가 되었고,

그때부터 이 게임이 진심으로 재밌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게임 난이도가 높지는 않으나 컨트롤은 필요하다.

실수가 있어도 링 시스템이 있어서 최소 하나의 링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놀랍게도 이 점이 마리오보다 소닉이란 게임을 더 매력적이게 만든다)

모든 맵을 파악하지 않더라도 빠른 속도감을 느낄 수 있다.

한 마디로 게임을 막 시작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적절하다.

 

소닉에 관심이 생긴 나는 인터넷에서 이것저것을 정말 많이 찾아보게 되었다.

소닉의 역사, 어떤 식으로 게임이 발전했고 어떤 시리즈가 평이 좋은지,

사실 제일 많이 찾아본 건 밈이다.

 

그렇게 찾은 영상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이것.

소닉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단편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6편으로 완결되었다.

유치한듯 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것이 있어, 보고 나서 아주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찾다 보니 이런 것도 보게 되고, 재밌는 영상을 더러 찾았다.

(자동차보다 빠른 애가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소닉의 매력에 점점 빠지게 되었고,

이 시리즈가 어떻게 이렇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됐다.

소닉 매니아를 다시 켜고, 좋은 BGM을 들으면서 게임을 재밌게 즐겼다.

마지막 에그맨 스테이지는 네다섯 번 정도 죽은 것 같다.

 

그렇게 게임을 깨고 나니, 소닉이라는 게임이 전체적으로 관심이 생겨서

다른 시리즈들도 모두 찾아 해볼 생각이 든다.

정가를 주고 앙코르 DLC도 샀고, 아직도 즐길 거리가 많이 남아 기쁘다.

시간 되면 이에 대한 영상도 만들 생각이지만, 당장은 하지 않는 걸로.

 

좋은 프랜차이즈의 팬이 되는 건 즐거운 일이다.

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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