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멀 난이도 클리어.

The Last Of Us(2013)을 클리어했다.

유명한 게임을 시작할 때 마음의 준비를 하고 들어가는 편이라 묵혀둔 게임들이 꽤 많은데, 얼마 전에 클리어한 "DARK SOULS III"가 그랬고 지금 이 게임이 그렇다. PS4를 사면서 번들로 같이 샀는데, 정작 게임을 산 지 2년이나 지나서야 겨우 해보았다.
생각해보면 패드로 슈팅 게임을 하는 게 익숙하지 않았기도 했다. "Red Dead Redemption 2" 예약 구매가 풀리자마자 게임을 켜서 실행했을 때 2 스테이지 총격전에서 막히고 접었고, "UNCHARTED 4"를 CD로 받아 게임할 때도 패드로 총 쏘는 것이 어려워 포기하기도 했다. 그 전까지 패드로 게임을 하지 않던 것도 아니지만, 보통 "Ori and the Blind Forest"라던가 "ROCKMAN", "Ratchet and Clank" 같은 플랫포머 게임을 위주로 했었고 슈팅은 잘 안 했다.
아마 본격적으로 패드로 게임을 하기 시작한 게 "DARK SOULS: REMASTERED"부터인 것 같다. 난 "DARK SOULS III"부터 입문을 했었다가 Steam Cloud에서 세이브가 공유가 안 되는 바람에 1탄인 "DARK SOULS: REMASTERED"부터 시작하게 되었는데, "DARK SOULS III"가 1탄과 연관성이 꽤 많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보면 잘 한 결정인 거 같다. 이후 "Sekiro: Shadows Die Twice"를 거치고, 갖고 있는 콘솔이 늘면서 패드로 게임하는 실력이 꽤 늘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얼마 전에 개발하던 "ROCKMAN X"의 팬 게임을 마무리하면서 그 동안 안 깼던 게임을 줄창 깨다가 "DARK SOULS III"를 깨고 나서 이 게임에 눈이 가게 된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미있는 게임이다. 스토리가 안정적이고 잠행 처치하는 재미, 총을 쏘는 맛도 좋다. "HALF-LIFE", "DEAD SPACE", "BIOHAZARD"를 떠올리게 하는 많은 요소들이 있는데, 이 요소들을 본작의 분위기와 잘 결합하여 복제품으로 보이지 않는 데다가 본작을 다른 게임과 구분짓는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다. 일반 난이도를 기준으로 보았을 때 생존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도 잘 되어있다.

이 게임의 테마는 "동료", "친구", "가족", 그리고 "믿음"이다. 디렉터 닐 드럭만(Neil Druckmann)은 이 게임을 "사랑"에 관한 이야기라고 했다는데, 난 그것을 사랑이라는 단어 하나로 뭉뚱그리는 것은 범주가 좀 크다고 생각한다.
앞서 이 게임이 다른 게임과 크게 다르다고 하였는데, 그 이유가 바로 앞서 말한 테마다. 사실 나와 같이 적과 싸워주는 동료 자체에 대한 컨셉은 FAMICOM 시절 X-MEN(1989) 같은 똥게임이 넘쳐나고, FPS에서 고르라고 해도 "HALF-LIFE"가 있는데 이 게임이 1998년에 나왔다. "Call of Duty", "HALO"에서도 나와 같이 싸워주는 동료가 있고, "BIOSHOCK"에서는 아예 해킹으로 기계를 해킹해 내 동료로 삼는다. 처음엔 피아 식별 못하고 나를 쏴제끼거나 이상한 데 걸리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기술이 발전하면서는 나와 잘 싸워주는 멋진 동료가 된다.
문제는 내 "동료"가 나와 같이 싸운다고 해서 그게 내 "친구"인 건 아니라는 점이다. "HALF-LIFE"의 동료는 경비원이나 과학자인데 이들은 생면부지의 사람이고 게임 끝까지 가지도 않는다. X-MEN(1989)는 발광을 하는 멍청한 AI로 하여금 시작하자마자 가둬놓고 빨리 죽었으면 하는 바램을 갖게 하고, "BIOSHOCK"의 동료는 원래는 나를 공격하던 적이며 기계다. 이들은 내가 게임을 편하게 깰 수 있게 하는 수단으로서의 기능만 있다.
같이 싸우는 동료가 친구인 게임은 "HALF-LIFE 2(2004)", "BIOSHOCK: INFINITE(2013)" 정도가 있다. "HALF-LIFE 2"에서는 알릭스 밴스, 바니 칼훈과 같은 친구가 있고, "BIOSHOCK: INFINITE"에서는 엘리자베스가 있다. 엘리자베스는 내가 데려가야 하는 목표이며, 나와 같이 싸워주는 동료이고, 나와 같은 여정을 함께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다. 다만 게임이 이야기를 설명하는 방식이 내가 느끼기에 난해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번역 상태가 매우매우 좋지 않은 바람에 이야기를 제대로 못 알아들었다는 문제가 있다.
그런 관점에서 본작이 높은 평가를 받는 이유가, 나와 함께하는 친구를 제대로 구현했기 때문인 것 같다. 플레이를 할 때 플레이어가 완전히 고립되는 상황이 자주 나오지 않는다. 즉 대부분의 상황을 동료와 함께 한다. 이 동료는 처음에는 테스, 이후에는 엘리가 되며 중간중간 다른 인물이 참여하기도 한다. 14살 소녀인 엘리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는 알 만큼 똑똑하며 유능하지만(전투에서 내가 적에게 붙잡혀 있을 때 벽돌을 던지거나 칼을 찔러 구해줄 정도다) 숲을 처음 보고 감탄할 만큼은 세상을 모르고 있다. 엘리와 여정을 함께 하며 대화를 나누고 전투를 치르면서, 엘리는 그저 플레이어의 목표였던 사람에서, 시련을 같이 이기는 동료가 되고, 감정을 나누고 믿을 수 있는 친구가 되며, 마침내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가족이 된다. 가족이란 단순히 피로만 이어지지 않는다. "The Last Of Us"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동료, 친구를 넘어 가족이 되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엘리와의 유대감이 본작이 가진 가장 중요한 매력이다. 게임이 영화와 다른 점은 작품 내 요소와의 상호 작용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인데, 플레이어가 엘리와 유대감을 쌓는 방법이 선택적인 대화로 해결되는 것도 있기 때문에 본작이 영화로 나왔다면 모두 잘렸을 것 같다. 감독이 매우 잘 하지 않는 이상 조엘과 엘리 사이에 본작 만큼의 유대감을 전달하기가 많이 어려웠을 것 같아 여러모로 게임에 어울리는 작품이다.

게임 플레이는 만족스럽다. 클리커와 블로터는 진짜 무섭고, 몇몇 전투는 혈압이 오르지만 다시 하고 싶은 정도의 빡침이었다. 무기 업그레이드는 "DEAD SPACE"를 할 때 벤치에서 무기 강화하는 느낌이 나서 좋았고, 아이템 조합에 필요한 재료의 수가 적어 조합이 쉬운 것도 좋았다. "BIOHAZARD"를 할 때는 탄약도 조합으로 만들 수 있지만 여기서는 그렇지 않아 아쉬웠는데 그건 게임 특성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좋아하던 다른 게임들은 큼직한 보스 전투가 항상 껴있었는데, 그런 강렬한 보스 전투가 얼마 없는 것은 아쉽지만 어차피 그런 전투가 주인 게임이 아니어서 상관은 없다. 사냥용 소총의 타격감이 특히 좋은 편이고, 총들 중 몇몇 개는 사용할 일이 아예 없었는데 그것도 다른 게임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다.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 난 어떤 게임이든 반드시 일반 난이도로 게임을 시작한다. 게임 디자이너가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이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최적의 난이도"를 찾아 내놓은 것이 일반 난이도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존 게임은 탄약과 체력이 적은데 적들은 수가 많고 강력하기 때문에, 자원을 최대한 아끼고 전투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다. 이 틀이 크게 변하지 않으니 어떤 종류의 생존 게임이든 높은 난이도를 클리어해본 사람은 자원 관리가 몸에 배어있는데, "The Last Of Us"를 플레이하면서 탄약이 부족함을 느끼지는 않았다. 클리어 이후 나무위키에서 글을 보았는데, 탄약이 모두 떨어진 경우 항상 동료가 탄약을 준다고 한다. 몇 번 탄약이 떨어졌을 때 다른 동료한테 탄약을 받은 적은 있는데, 아주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것인줄 알았다. 이것은 탄약이 떨어지면 동료로부터 탄약을 받을 수 없는 "DEAD SPACE"나 "BIOHAZARD"와는 구별되는 특성이다. 실제로 이 게임들은 탄약을 지나치게 낭비하면 이후 지점부터 게임을 진행할 수 없는 수준이 되어 게임을 재시작해야 될 수도 있다.

참 재미있는 게임을 했고, 게임 내 캐릭터와 이 정도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을지 몰랐다. TPS 게임을 패드로 클리어한 첫 작품인 만큼, 이전에 하다 중단한 "Red Dead Redemption 2", "UNCHARTED" 시리즈도 클리어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다음 달에 발매될 "The Last Of Us Part II"도 기대된다.

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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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의 불을 계승하는 자" 엔딩.

DARK SOULS III 클리어.

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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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클리어.

바이오하자드: RE2의 대성공 이후로 발매만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바이오하자드: RE3가 오늘 공개되었습니다.
스팀의 공개 당시 평가는 "매우 긍정적" 정도입니다. 전작이 "압도적으로 긍정적"인 것을 생각하면 아쉽지요.
전작인 RE2는 위의 평가가 아깝지 않은 명작 타이틀입니다. 그에 반해 RE3는 분명히 단점이 있어요.
사람들의 평가가 갈리는 부분은 짧은 플레이타임, 재탕, 가격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옳은 말입니다.

다만 제가 본 평가들 중에는 이런 단점을 이야기하면서 게임을 쓰레기 취급하는 사람이 많아,
프랜차이즈의 팬인 입장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게임 자체는 욕먹을 정도로 못 만든 것은 아니고, 꽤 재밌습니다.
저는 RE7로 입문하고 RE2R, RE1R을 클리어한 사람이라, 이를 기준으로 RE3R을 변호해보고 싶습니다.
참고로 저는 플레이타임과 가격을 그다지 신경쓰지 않습니다. 해본 작품은 RE7, RE2R, RE1R입니다.

변호에 앞서 제게 가장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퍼즐의 깊이가 전작에 비해 매우 단순해졌다는 것입니다.
RE7, RE2R, RE1R 모두 (어떤 때는 은근히 뜬금없게) 퍼즐이 있고,
이들은 단순하게 풀리는 것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머리를 써서 실제로 풀어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RE7의 그림자 맞추기, RE2R의 체스말 문열기 등이 그렇죠. RE1R은 전체적으로 정말 많고요.
RE3R은 이런 점에서 퍼즐에는 그렇게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거 같습니다.

그러나 좋았던 점 역시 있습니다.
가장 먼저 시각적으로 피격 효과가 더 강렬해졌습니다.
총을 쐈을 때 확률적으로 머리가 터지는데, 이때 뭔가 확 하는 블러 처리가 있는 것이 참 마음에 듭니다.
또, 닷지 능력이 생겼기 때문에 RE2R에 비해 공격을 회피할 수 있다는 느낌이 더 잘 듭니다.
더불어 주인공에게 회피 능력이 생겼기 때문에 잡몹들의 이동 속도도 제법 빨라져서
이전에 RE2R을 플레이했을 때와는 다른 새로운 긴장감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보스 전투 중에 눈치 싸움하다가 구르기를 하고 있으니
순간 내가 하고 있는게 바이오하자드인지 다크소울인지 좀 헷갈렸던 기억은 있네요.
네메시스는 단순히 걸어오기만 하는 RE2R의 타일런트와 달리
플레이어를 향해 돌진하고 촉수로 플레이어를 끌어오는 등의 능력이 있는데,
스포일러라 말을 못하지만 사실 저는 다른 부분에서 굉장히 대단히 강력하고 무섭게 느껴졌던 적이 있습니다.
게임 중반 정도 진행하시다보면 어떤 부분인지 아실 것 같아요.
(다만 공포감은 RE2R의 타일런트가 훨씬 강했던 거 같은데, 이는 두 게임의 공간의 크기가 달라서 그런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던 건 라쿤 시티 상점에서 북미판 록맨 피규어가 서 있던 점,
헌터의 등장을 바이오하자드1때처럼 동영상으로 달려오듯이 처리한 것들이었습니다.
록맨 팬게임을 만들던 입장이라 록맨이 나오기만 해도 반갑네요. ㅎㅎ

바이오하자드의 팬이면 RE2R의 DLC라고 생각하고 플레이하시면 됩니다.
팬이 아니시면, RE7과 RE2R을 추천합니다. RE3R은 두 개를 먼저 플레이해보신 다음에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덧.
퍼즐 이야기를 근거로 들려고 꺼무위키를 보다보니 발견했는데,
RE3R에서 나온 부정적 평가가 은근히 RE7의 부정적 평가와 닮아있네요. 신기합니다.

스팀 평가: https://steamcommunity.com/id/HDNua/recommended/9520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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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누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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