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자주 찾아보던 게임 개발 유튜브 채널이 있다.
Game Maker's Toolkit 이라는 채널이다.
게임 개발은 참 오래도 틈틈히 하고 있는데,
프로그래밍 언어로 게임을 구현하는 쪽보다는 기획과 게임 설계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이 채널을 이야기할 때 가장 항상 먼저 떠오르는 영상은 이것.
HALF-LIFE 2에서의 보이지 않는 튜토리얼을 통해
플레이어에게 게임을 가르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데,
이것이 내 가치관에 정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이후부터는 항상 이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만든다.
위 영상과 거의 같은 이야기를 하지만 보다 옛날에 봤던 영상은 다음과 같다.
참고로 이 영상은 예전 버전의 화질이 너무 안 좋아서 내가 직접 리마스터 해서 재업로드 했다.
이런 게임 개발 관련한 영상을 보면 참 신기하게 생긱이 드는 것이 있다.
게임 디자이너가 게임을 잘 설계할수록,
훨씬 더 효율적으로 플레이어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 제시된 게임들은 누가 플레이하더라도 꽤 재밌게 느낄 수 있는 게임들인데,
튜토리얼이 복잡하지 않다는 점도 꽤 큰 이유라 생각한다.
Easy to learn, hard to master의 정석이라고 할까.
위 게임들은 또한 전세계적으로도 히트한 게임이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세계 인구가 70억이면 70억만큼의 다른 사람이 있는데,
이 게임을 하는 다수의 사람이 복잡한 설명 없이도 규칙을 쉽게 이해한다.
다른 나라의 사람들이, 다른 대륙의 사람들이
언어가 하나도 없이 맥락만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같은 대응을 할 수 있다!
겉보기에는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자명한 대응처럼 보이는데,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 게임 디자이너에 의해 치밀하게 설계된 결과라는 점이 너무 신기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싶을 때 쓸 수 있는 수단이 언어로 제한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같은 내용을 전달하더라도 훨씬 더 재미있고, 빠르면서 심지어 오래가는 전달 방식이 있다.
이런 것은 심리학의 분야일까, 행동 분석학 같은 분야에 속할까.
기획, 프로그램, 아트가 모여서 하나의 결과물을 내는 것도 힘든데,
잘 만들려면 심리학을 포함한 사회 과학적 지식도 있어야 한다.
이런 것을 보면 게임이란 정말 종합예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게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다음 포스트에 대한 주제도 생각이 났다.
플레이어와 캐릭터의 거리와 감정적 동기화에 관한 이야기.
요새 고민하는 주제라 친구와도 얘기 나누던 것인데, 잘 정리해서 적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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