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셨고,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오랜만에 연락 닿은 대학교 선후배들과 연락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참 반가웠고 고마웠다.
오늘은 탐색전으로 중국어 시험을 하나 걸어두었었는데,
뭐 당연히 시험은 망했다. ㅎㅎ 30분의 시험 중 20분 정도는 모른다고 답했다.
일주일 공부한 것 치고 두세 문제나 답변한 게 기적이라 생각될 정도.
원래는 조금 일찍 퇴근하고 시험 공부를 하고 갈까 하다가,
어차피 잠깐 공부해봐야 소용도 없겠고 회사에 중요한 일도 있었으니
그냥 거의 정시 퇴근을 한 다음 집에서 씻고 바로 출발했다.
사내 TSC 시험장으로 가서 둘러보고, 돌아가는 꼴을 보고 나니
확실히 생각했던 것만큼 만만한 시험은 아니구나 싶더라.
그래도 어떤 형태든 시험을 못보면 기분이 좋진 않다.
꿀꿀한 기분을 달래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어서 비싼 요리를 먹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식당을 들어갔는데 주방이 마감이어서 못먹었고,
배달 어플로 무려 "살치살 스테이크 (미디움)"를 주문했다.
최근에 흑백요리사를 봐서 그런지,
고작 배달요리인데도 스테이크라는 이름값 때문에 그런지
평소에 먹던 요리보다 훨씬 더 신경써서 사진을 찍고 먹고 싶었다.
책상을 정리하고 물티슈로 닦았다.
빵도 포장용지에서 그릇으로 옮겨 담고, 조명까지 은은하게 맞췄다.
평소라면 전자렌지에 냉동볶음밥이나 돌려서 먹었을텐데 말야.
먹는다는 행위에 이렇게까지 정성을 쏟아본 일이 솔직히 처음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알게된 사실은,
내가 미디움 스테이크를 안 좋아한다는 사실이었다. ㅋㅋㅋㅋㅋㅋ
세상 질겨서 씹는데만 한참을 걸리더란다.
턱이 아플 지경이어서 결국 그 비싼 살치살이 두 조각이나 남고 말았다.
고깃집에서 소고기 꾸워먹을 때,
"야 소고기는 좀 덜 익어도 괜찮아" 라는 말을 듣고 먹으면
맛있는 정도의 굽기인 웰던을 선호하는 것으로 결론.
그래도 "TSC는 만만하진 않다"는 사실과 "나는 미디움 스테이크는 안 좋아한다"는 사실은 알았잖아? 한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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